3조원 넘게 남았다는데…머리 싸맨 건보공단, 무슨 일이

입력 2023-02-21 14:03   수정 2023-02-21 14:35


지난해 3조원 이상의 당기수지 흑자로 건강보험공단 곳간이 가득 찼지만, 공단은 고민이 많다. 재정 지출이 증가해 건강보험제도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장 오는 5월 의약 단체들과 수가(의료서비스 가격) 협상에서 곤란한 처지로 내몰릴 수 있어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구체적인 흑자 규모는 함구하고 있지만 지난해 적어도 3조원 이상의 당기수지 흑자를 달성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당기수지가 2조8229억원 흑자였는데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이 지난 15일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해에도 2021년도 수준 이상의 당기수지 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서다.

작년 건보 당기수지가 예상치를 훌쩍 넘어서는 큰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의료 이용이 감소, 지출이 줄어들면서 흑자를 기록했던 2021년처럼 작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건강보험료와 정부지원금으로 들어온 수입보다 보험급여로 나간 지출이 적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조원 이상의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건보공단의 고민은 깊다. 먼저 건보공단은 2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로 올해 수가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 공급자는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큰 폭의 수가 인상을 요구할 것이고, 가입자들은 보험료 부담을 우려해 수가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맞서서다. 재정관리자인 건보공단이 수가 협상 타결을 유도하는데 힘겨울 수 있단 얘기다.

수가 협상 이후 결과를 토대로 건보료율을 정하게 되는데 고금리 상황에서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 서민 살림살이가 팍팍한 현실에서 보험료 인상에 대한 가입자 저항도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넉넉한 건보 곳간을 이유로 건보재정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정부지원금을 줄이려는 경제부처의 압박도 더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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